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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 일기

[D+2~3] 퀸즈파크 여성병원 입원 생활 (feat. 자연분만)

자연분만 입원 기간은 출산일로부터 2박 3일이다.

나는 자연분만으로 6월 25일 11:42am에 아기를 낳았으므로 6월 25일부터 2박 3일 동안 입원한다. 

 

내가 2박 3일 동안 지냈던 1인실!

28년 살아오면서 입원을 해본 적이 없던 나에게 첫 입원과 첫 1인실이었다. 비록 비용은 비쌌지만 잘한 선택이었다. 

자연분만하고 나면 금방 회복된다는 말은 케바케, 사바사인 것 같다. 나는 출산 직후부터 허리와 꼬리뼈가 너무 아팠다. 출산하면서 생길 수 있는 현상인데, 정말 자세를 바꿀 때마다 엄청나게 아팠고, 앉았다 일어나기처럼 꼬리뼈 쪽에 힘이 들어가는 자세를 하려면 진짜 큰마음을 먹고 움직일 정도로 아팠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오래 걸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다인실을 썼다면 같은 병실을 쓰는 다른 분들께 민폐였을 것 같다.

병실은 아담하고 깔끔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1인실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 침대가 없다는 것이다.  내 신랑은 2박 3일을 좁은 소파에서 몸을 구겨서 잤다ㅠㅠ (결국 이틀째 되는 날 허리가 아프다며 타이마사지를 받으러 감..)

 

자연분만의 최대 장점은 출산 후 바로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출산 전날인 6월 24일 저녁을 먹은 후로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출산 후 후처치하는 동안에 의사 선생님께도 배고프다고 찡찡거렸다ㅋㅋ 분만실에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뒤에 입원실에 오니까 저녁식사시간이었다. 신랑도 보호자 식사를 신청했다고 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보호자 식사 없이 내 것만 나왔다. 그래서 신랑 빈정 상해서 혼자 서브웨이 먹었다 ㅋㅋ

그리고 그다음 식사부터는 신랑 것도 같이 나왔다 ㅎㅎ

퀸즈파크 입원실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간식 이렇게 하루 4번 식사가 나온다.

그러나 보호자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까지만 나온다. 내 신랑은 자기도 간식 달라면서 나한테 투덜거렸다 ㅋㅋㅋ

 

생후 2일차 똑똑이

퀸즈파크 병동 신생아실은 하루에 3번 면회가 가능하다. 아침 11시, 오후 3시와 저녁 7시에 신생아실 블라인드가 걷히고 30분간 아기를 볼 수 있다. 산모는 모유수유 때문에 아기를 실제로 만져보고 수시로 볼 수 있지만 보호자는 수유실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내 신랑은 이 시간만 기다렸다. 

똑똑이를 낳은 첫날은 거동이 매우 불편했고, 또 주변에서 첫날은 신생아실 면회 가는 것보다 쉬는 게 낫다고 조언해주어서 저녁 7시 면회는 신랑만 가서 사진을 거의 50장을 찍어왔다. 너무 귀엽다며 신랑은 사진을 나에게 보여주며 꺄악꺄악 거렸다. 벌써 딸바보 예약이다.

그런데 둘째 날에 면회를 직접 가보니 사진 50장은 애교였다. 아기가 너무 이뻤다! 신랑은 사진을 계속 찍고 나는 영상을 찍으면서 아기를 봤다. 면회시간은 30분인데, 이 시간은 내 생에 가장 짧은 30분이었다. 딸바보 한 명 더 추가요!

 

자연분만 산모들의 필수코스인 좌욕실이다. 각 칸마다 좌욕기가 있고, 각자 구매한 좌욕판(?)을 들고 가서 기계에 연결 한 다음 사용하면 된다. 회음부 회복과 오로 배출에도 좋지만, 나처럼 꼬리뼈 아픈 사람에게도 완전 효과적이다.

 

수유실은 넓고 깔끔하다. 수유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회음부 방석, 수유쿠션과 발 받침대가 있다.

아기를 낳은 다음날부터 모유수유를 갔다. 수유실은 내 병실과 제일 먼 곳에 있었는데, 수유 콜이 올 때마다 왔다 갔다 했다.  나는 처음 수유하는 날에는 모유가 안 나왔기 때문에 입원실에서의 수유시간은 내가 수유하는 자세 연습, 아기는 빠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었다.

꼬리뼈가 아팠지만 이때 나오는 초유는 아기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아픈 몸뚱이를 이끌고 수유하러 갔다. 아기한테 좋다고 하면 내 몸이 아파도 해내는 게 엄마인 것 같다.

 

퀸즈파크에서는 퇴원 전에 퇴원교육을 하는데, 나는 자연분만이라 2박 3일 동안 입원해서 입원 둘째 날에 첫 수유도 하고 퇴원교육도 받았다.

퇴원교육을 가면 수유, 예방접종, 목욕, 열이나 구토 등 아기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퇴원 선물인 퀸즈파크 가방 안에 아이엠마더 분유 1통, upis 젖병 1개, 휴대용 물티슈 1개 기저귀 4장과 아기가 태어난 직후에 입은 배냇저고리와 모자를 선물로 준다. 처음 입은 배냇저고리라서 태지 같은 것이 조금 묻어있는데, 그것도 내 아기의 흔적이라서 그런지 좋다.

분만할 때 제출했던 산모수첩은 퇴원교육 때 되돌려주면서 이런 카드도 적어주신다.

아기 태명이랑 행복을 기원하는 말을 손으로 직접 써주셔서 감동했다.

 

2박 3일의 짧은 입원기간이 지나고 퇴원과 동시에 나는 같은 건물 13층에 있는 퀸즈파크 산후조리원으로 이동했다.

퇴원 당일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내 짐들을 산후조리원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주신다. 뭔가 극진히 대우해 주는 느낌이 들어서 조리원으로 가는 순간부터 즐거웠다. 

 

입원기간 동안 신랑이 옆에 계속 있을 수 있어서 함께 생활했다. 내가 거동이 힘드니 나는 누워서 말만 하고 신랑이 다 움직여서 내가 요구했던 것들을 해주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면회는 당연히 안되고 신랑도 못 들어오게 하는 병원도 있다고 들었는데, 신랑조차 내 옆에 없었다면 입원기간 동안 정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힘들었을 것 같다. 내 신랑 수고했어!

 

출산하고 난 후부터 모든 사람이 나에게 잘해준다. 신랑, 친정식구들, 시댁 식구들은 물론이고 친구들도 나를 걱정해주고 수고했다고 다독여줬으며 맨날 투닥거리던 내동생까지 나에게 잘해줬다!! 역시 출산의 힘은 대단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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